“사업을 통해서 국가·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그것 없이는 나의 인생은 뜻이 없다.” <호암자전> 중에서.
최근 인터넷(www)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굴까. 삼성 가문의 막내딸이자 ‘리틀 이병철’로 불리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Who)은 지난 20일(When), ‘사업보국’(Wording)이라는 부친의 평생 소명을 소환했다.
그의 자택이 올해도 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에 오르자 근황과 함께 회장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에 눈과 귀가 쏠리는 것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 9년 연속 표준 단독주택 가격 1위를 기록했다. 내년 공시가격이 285억7000만원으로 올해보다 1.9%(5억4000만원) 뛴 것이다. 해당 주택은 연면적 2861.8㎡로 2016년 표준 단독주택 편입 이후 최고가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 회장의 아들과 딸, 이른바 ‘남매 경영’의 신세계그룹도 1등을 유지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기감이 그룹 전체에 퍼져있다.
유통 사업의 두 축인 백화점(신세계)과 할인점(이마트)은 부진에 허덕이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이커머스 사업은 쿠팡에 매출 1위를 뺏겼다. 이 같은 성적표가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인사에서 ‘정용진의 남자’(강희석 이마트 대표), ‘정유경의 남자’(손영식 신세계 대표)가 모두 옷을 벗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 부문의 신세계건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것이다. 미분양 사업장이 증가하고 공사 원가도 상승해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악재가 덮쳤다. 물음표로 바뀐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또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증권가는 신세계 목표주가마저 하향했다. 지난 18일 목표가를 2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내린 흥국증권은 그 이유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신성장 동력 확보 노력 등이 추가돼야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명희 회장은 1943년 9월 대구광역시에서 삼성 창업주 이병철과 박두을 여사 사이에서 3남 5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막내 오빠(이건희)와 친했던 그는 이화여고와 이화여대(생활미술학)를 졸업했다. 현모양처를 꿈꾸며 25세에 삼호방직 정상희 회장의 차남 정재은과 결혼했다. 하지만 “백화점 사업부를 맡아서 운영해 보라”는 부친의 권유로 12년 전업주부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1979년 삼성그룹 내 계열사인 신세계 영업담당 이사로 입사한 그는 1997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이듬해 남편으로부터 회장직을 넘겨받았다.
이어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신세계를 굴지의 유통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부친이 자서전(호암자전)에서 “사내로 태어났으면 그룹을 맡겼을 큰 재목인데…"라고 기대했던 큰 언니(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를 넘어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업적과 달리 이 회장은 전형적인 은둔형으로 전문경영인을 앞세우고 본인은 큰 흐름만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사업보국(事業保國; 사업을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한다)”을 강조한 부친의 사랑을 어느 형제보다 많이 받은 그는 지금 ‘리틀 이병철’이라는 닉네임을 되찾고 싶을지도 모른다.
실적 부진과 주주환원에 미흡한 아들과 딸을 보며.
“‘기업이 곧 사람’이란 선대 회장의 가르침에 따라 항상 인재 양성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경영의 근간으로 여겼다.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일자리를 늘려 사업보국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 여기기 때문에….”(2015년 11월 12일 이명희, 청년희망펀드에 사재를 출연하며)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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