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감동을 선사해준 우리 자랑스러운 선수들과 스태프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
최근 인터넷(www)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굴까. 구광모 LG그룹 회장(Who)은 지난 13일(When), ‘최고의 감동’(Wording)이라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은둔의 리더’로 불릴 정도로 공개 행보를 잘하지 않는 그가 얼굴을 내민 것은, 그룹 야구단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운도 잠시, 그에겐 ‘상속분쟁’의 타석이 기다리고 있다.
2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과 어머니 김영식, 여동생 연경·연수씨 사이의 상속회복 청구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이 지난 16일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김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등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녹취록에서 김 여사는 “지분을 찾아오지 않는 이상 주주간담회에 낄 수 없다”라며 “경영권 참여를 위해 지분을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구본무 선대회장이 물려준 ㈜LG의 지분 11.28% 등 2조원 규모의 재산을 놓고, 김 여사와 여동생들이 법정 비율에 따라 지분을 다시 나누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부친의 지분 가운데 8.76%를 물려받았고, 세 모녀는 주식 일부(연경 2.01, 연수 0.51%)와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세 모녀는 지난해 “(상속재산 재분할 소송이)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2차 변론에서 소송을 제기한 의도가 사실상 경영 참여임이 드러난 것이다. 또 가족 간 상속 합의를 인정했다가 번복하려는 정황도 드러났다. 구연경 대표가 “아빠(선대회장)의 유지와 상관없이 분할 합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달 1차 변론에서 하종범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선대회장이 구광모 회장에게 모든 경영재산을 물려주라는 유지를 남겼다”라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사장은 선대회장 별세 당시, 그룹의 지주사인 LG 재무관리팀장으로 총수 일가의 재산관리를 맡은 바 있다. 하 사장은 2차 변론에서도 선대회장의 ‘경영재산 승계’ 유지와 세 모녀의 확인 사실을 증언했다.
다만 재판부는 ”핵심 증인 심문을 했는데 여전히 불분명한 사실관계나 의문, 주장을 입증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임조정위원 제도를 통한 조정을 제안했다.
하지만 피고인 구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 입장에선 세간의 오해를 받는 것에 상당히 불편해 한다”라며 “법원 판결을 통해 상속 경영권이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다”라고 밝혔다.
만약 세 모녀 측 주장대로 상속 재산을 법정 비율(배우자 1.5대 자녀 1인당 1)로 다시 분할한다면, 올해 9월 기준 15.95%인 구 회장의 ㈜LG 지분율은 9.7%에 그쳐 세 모녀의 합계(14.09%)보다 낮아지게 된다. 다음 기일은 내달 19일 오후 2시다. 구광모 회장이 LG 가문의 ‘인화’(人和)도 지키면서 경영권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구광모 회장은 1978년 1월 서울에서 구본능(희성그룹 회장, 구본무 동생)과 강영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어 LG그룹 승계를 위해 2004년 구본무의 양자로 입적됐다.
재수를 거쳐 한양대학교에 입학했으나 미국으로 유학, 로체스터 공과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2006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한 뒤, 이듬해 미국 스탠퍼드대 MBA 과정에 입학했다 중퇴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2009년 LG전자로 복귀한 뒤 여러 사업 부문과 생산 현장을 거쳤다. 2018년 LG전자 ID 사업부장(상무)까지 올랐고, 같은 해 6월에는 구본무 회장의 사망으로 그룹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앞서 2009년 중소기업 ‘보락’의 장녀 정효정과 결혼, 1남 1녀를 두고 있다.
연초가 아닌 연말에 신년사를 보내는 구 회장은 2023년을 앞두고 “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가치를 모아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과 경험을 만들어 가자”라고 다짐했다. 그의 친부 구본능 회장은 2014년 마지막 날, 당시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로 다음과 같은 신년사를 내놨다.
구광모 회장이 재계 리더로 ‘감동경영’의 홈런을 날릴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프로야구 1000만 관객 시대를 내다보며 준비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아시아 야구의 리더로 도약하게 할 것이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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