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회장이 내년 1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사진=삼성전자, 픽사베이
‘삼성전자-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회장이 내년 1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사진=삼성전자, 픽사베이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본업에 집중해야 할 이 어려운 시기에 국제시장(부산 부평깡통시장)에 모여 떡볶이를 먹어야만 했던 창대한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라 믿어본다.”(홍정욱 SNS)

최근 인터넷(www)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굴까.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Who)은 지난 7일(When), ‘창대한 이유’(Wording)라는 전직 국회의원의 발언과 함께 소환됐다. 엑스포 유치실패 민심 달래기용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행 열차에 함께 올라탄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살스러운 사진까지 서비스한 이 회장이지만, 그가 풀어야 할 숙제는 정작 따로 있다.

1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삼성전자-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 심리로 열린 106회 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 근간을 훼손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검찰은 특히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이 위법행위를 동원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힘들게 쌓아 올린 자본시장과 회계구조 등에 대한 신뢰를 해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회장 변호인은 범죄를 저지른 게 맞는지 엄정하게 판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합병이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 이익이 됐으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국제시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국제시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회장도 최후 진술에서 “개인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합병이 두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검찰 구형이 나온 지 나흘 뒤인 지난달 2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이찬희 위원장은 “우리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사법부인 만큼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2015년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계획·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회계부정과 부정거래 등을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여기에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부감사법상 거짓 공시 및 분식회계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에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합병을 결정, 이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시세 조종, 거짓 공시 등이 이뤄졌다고 본다. 재판부는 기록이 방대하고 쟁점이 많아 내년 1월 26일 해당 사건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3년여를 따라다니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19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 방문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19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 방문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1968년 6월, 삼성 창업주 이병철의 손자이자 이건희·홍라희의 장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87학번)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 MBA를 취득했다. 이어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전무,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입사 19년 만인 2010년 삼성전자 사장에 올랐다. 2년 뒤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건희 회장이 지병으로 입원한 2014년부터는 실질적인 총수가 되었다. 2020년 10월 25일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고 회장직에 올라야 했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1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승진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했고,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 1일  회장에 취임했다. 부친이 회장으로 취임한 지 35년, 사망한 지 2년 만이다. 앞서 1998년 대상그룹 장녀이자 아홉 살 연하 임세령과 결혼했지만, 2009년 100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고 협의 이혼했다.

1972년 2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62회 생일날, 이 창업주와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 이건희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삼성그룹
1972년 2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62회 생일날, 이 창업주와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 이건희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삼성그룹

그가 지난달 공판에서 밝힌 최후진술이다. 떡볶이 먹방보다 필요한 ‘창대한 이유’이다.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를 더욱 선진화시키는 경영, 소액 주주분들에 대한 존중, 성숙한 노사관계를 정착시켜야 하는 새로운 사명도 주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겠습니다.”(2023년 11월 17일 이재용)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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