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1년부터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수장까지 맡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1년부터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수장까지 맡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인터넷(www)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굴까. 최태원 SK그룹 회장(Who)은 지난 23일(When), ‘시간은 금’(Wording)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SNS에 바쁜 심경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는 것. 하지만 그에겐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이 진행형이다.

27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는 지난 23일 노소영 관장이 김희영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원대 위자료 소송 첫 변론준비 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최 회장이 엑스포 유치로 분주하다고 SNS에 글을 올린 날이다.

이날 기일을 마친 노 관장 변호인은 “사실관계에 따라 위자료 액수가 문제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최 회장이 커밍아웃을 한 이후만 보더라도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을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액수가 매우 커서 놀라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부분과 증여세 등에 대한 상대방의 해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왼쪽)은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 아트센터나비
최태원 회장(왼쪽)은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 아트센터나비

이에 김 이사장 대리인단은 입장문에서 “1000억원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허위 사실이고, 증거로 확인됐다는 점도 허위”라며 “해당 변호인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을 왜곡해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의도로 제기된 소송”이라는 것이 김 이사장 측 주장이다.

그로부터 하루 뒤 최태원 회장 대리인은 노 관장의 변호사를 가사소송·금융실명법 등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마치 100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흘러갔고 증거를 통해 확인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하면서 진실인 양 속여 기사화되게 했다”라며 “전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금융거래 정보를 허무맹랑하게 왜곡하고 날조해 누설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최 회장은 2015년 김 이사장과의 관계를 고백하며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도 2019년 맞소송을 냈다.

지난해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양쪽 모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노 관장은 올해 3월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김 이사장이 혼인 생활의 파탄을 초래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라는 것이 노 관장 쪽 주장이다. 이번 소송의 정식 변론은 내년 1월 18일 열린다.

2030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NS(사진)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얼마나 일정이 촉박했으면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를 타느냐”라는 댓글에 “시간은 금”이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사진=최태원 인스타그램
2030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NS(사진)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얼마나 일정이 촉박했으면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를 타느냐”라는 댓글에 “시간은 금”이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사진=최태원 인스타그램

최태원 회장은 1960년 12월 수원시에서 최종현 선경(SK)그룹 2대 회장과 박계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수원에서 중학교를 나와 서울 충암고등학교에 입학, 1학년을 마치고 집(성북동)에서 가까운 신일고로 전학했다. 충암고(8회)로 따지면 윤석열 대통령과 동기동창이다. 이어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 통합 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SK상사에 부장으로 입사한 뒤 상무를 거쳐 SK주식회사 부사장직을 맡았으며, 이후 SK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되었다.

1998년 8월 최종현 회장이 유언 없이 갑자기 별세하자 SK그룹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그룹 창업자 최종건(최종현 형)의 장남인 최윤원 SK케미칼 전 회장이 최태원을 후계자로 추천했고, 만장일치로 경영권을 승계하게 되었다.

불과 38세에 SK그룹 수장이 된 그는 2021년 2월,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수장까지 맡게 됐다.

앞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과 결혼, 3남매를 두었으나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다.

그의 부친이 노사 다툼이 한창이던 1980년 7월 전경련(현 한경협) 강연 중에 했던 말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일은 따로 있다.

“노사는 한솥밥을 먹는 한 식구다. 식구끼리 싸우면 집안이 어찌 되겠는가? 싸움은 밖에서 다른 경쟁업체와 해야 한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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