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총괄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총괄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모진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신세계그룹 총수 역할을 계속한다.

신세계그룹은 8일 정 총괄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06년 11월 부회장에 오른 지 18년 만이다. 또 1995년 27세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한 지 28년 만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이번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환경이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핵심 계열사 이마트가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창업 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쿠팡과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등 신흥 플랫폼의 역공으로 매출이 줄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전체 매출(29조4000억원)에서 쿠팡(31조8000억원)에 추월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건설부문과 전자상거래 계열사는 더 우려스럽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전자상거래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중 신세계건설은 부채비율이 900%가 넘어 유동마저 옥죄는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정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처럼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헤처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희 회장은 총괄회장으로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 역할을 계속 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삼성가(家)의 3세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이자 고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이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며 일선에서 물러나 일찌감치 후계자의 길을 걸어왔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백화점 총괄사장은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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