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점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양국 기업인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우호 협력을 다지는 데 노력하겠다.”
최근 인터넷(www)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굴까.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Who)이 지난 7일(When), ‘우호 협력’(Wording)을 꺼내 들었다.
‘일본통’으로 불리는 그가 한국무역협회의 한일교류특별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밝힌 말이다. 그로부터 보름여 뒤, 조 회장의 ‘우호 협력’이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이 지주회사인 ㈜효성을 쪼개 새로운 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쌍두 체제’로 전환한다. 앞서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0.818대 0.1820의 비율로 인적 분할을 결의했다. 주주들은 유지되는 가운데 기존 효성은 현재 자산의 82%를 가진 채로 남고, 신설 회사는 18%가량의 자산을 기초로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게 된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3남 조현상 부회장이 각자 지주사를 이끌며 독립 경영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7월 1일 자로 존속회사인 효성은 조현준 회장 체제,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잠정)는 조현상 체제로 재편된다.
현재 효성의 지분 구조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10.14%의 지분을 갖고 있고, 조현준 회장이 21.94%, 조현상 부회장이 21.42%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조석래 명예회장이 조 회장을 차기 후계자로 낙점한 가운데, 3남 조현상 부회장의 독립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이번 효성신설지주의 대표이사를 조현상 부회장이 맡기로 한 것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적 분할에 대해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과거 ‘형제의 난’으로 진통을 겪은 효성그룹이 오너 가문의 경영권 분쟁 소지를 없애고자 내놓은 구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2남이자 조현준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회사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형인 조 회장을 상대로 횡령·배임 등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을 이어갔다. 해당 분쟁은 아직 진행형이다. 그룹의 계열분리를 선언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우호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조현준 회장은 1968년 1월 서울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과 송광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현지인에 버금갈 정도로 일본어가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일본에 대한 관심은 한·일 간 경제협력에 남달랐던 부친의 영향으로 보인다.
1992년 일본 미쓰비시상사에 입사해 에너지부와 원유수입부 등에서 근무했다. 이어 모건스탠리 도쿄지점에서 일한 뒤 1997년 효성 T&C 부장으로 입사, 여러 그룹 계열사를 거쳤다. 이후 초고속 승진하며 2017년 효성그룹 회장에 올랐다. 앞서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3녀 이미경과 2001년 결혼, 인영·인서·재현 등 2녀 1남을 두었다. 효성이 백년기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2021년 4월 29일 ESG경영위원회를 출범하며)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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