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 진행된 이마트 전사 희망퇴직 진행과 관련해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직문화가 후진적이다 못해 관료화 되어 있고 경영진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를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엔 보여준 게 없다고 지적하며 구조조정 반발에 나선 것. 특히 신세계그룹 회장에 오른 정용진 회장을 '용진이형'으로 표현하며 비꼬기도 했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이마트노조는 26일 '경영이 숙명인 용진이형!'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 엄혹한 시절에 본인은 회장님 되시고 직원들은 구조조정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며 답답한 심경의 포문을 열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정용진 총괄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지 18년 만이다.

노조는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며 "백화점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라는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이제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할 수도 있다. 바다를 잃을 용기가 없다면 어찌 새로운 육지를 발견할 수 있으랴"라며 "그런데 열거하기도 힘든 사업과 투자 실패는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시킨대로 일한 사원들과 현학적인 뜬그룸 같은 미사여구를 믿은 주주들"이라고 경영진의 무능력을 겨냥했다. 

노조는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쫓아 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되버렸다"며 "지난해 이자 비용만 4000억원 가까이 지급하는 이마트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새로 온 한채양 대표는 업의 본질을 이야기 하더니 결국 회사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  보여준 것이 없다"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1분기 실적은 좀 나아진 듯 하다.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별다르지 않는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의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노조는 "온라인이 미약할 때 유통 1등이라는 노스텔지어에 취해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문화는 후진적이다 못해 관료화 돼 있다"면서 "그렇다면 온라인이 대세인 시대에 맞게 온라인에서라도 그룹의 존재감과 실적이 나아지길 모든 사원들이 바라고 있지만 현실은 어떠한가"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구조조정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냉철한 자기 반성과 분석이 선행돼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고 시장과 구성원들이 공감 할수 있지 않을까"라며 "회사 어렵다는 상투적인 말만 할게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 회사의 냉철한 자기 분석과 반성을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 하고 있다. 벌거 벗은 임금님에 간신들이 난무하는 회사에 아무리 KPI(핵심평가기준)를 바꾼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 "희망퇴직은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되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 임을 고객들과 시장,사원들이 공감 할수 있도록 경영하길 우리 교섭대표 노조는 강력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 전사적 희망퇴직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신청 대상은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 직원이다. 

신청 기간은 4월 12일까지며 신청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급 40개월치 특별 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이 지급된다. 

이마트가 창사 최초로 진행하는 전사적 인력구조조정은 영업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건설 계열사의 대규모 적자 여파로 연결 기준 첫 손실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7.4%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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