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중징계 취소 판결을 받았지만, 당국이 상고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사법 리스크의 완전한 해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사진=하나금융, 픽사베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중징계 취소 판결을 받았지만, 당국이 상고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사법 리스크의 완전한 해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사진=하나금융, 픽사베이

“손님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1등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2023년 10월 22일 직원 ‘명예의 전당’ 제막식에서)

최근 인터넷(www)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누굴까.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Who)은 지난 달 29일(When), ‘손님 중심’(Wording)이라는 넉 달여 전 자신의 발언을 소환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이 상고를 진행할 것으로 보여 사법 리스크의 완전한 해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3부는 함 회장 등이 금융위원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하나은행의 (DLF) 불완전 판매로 인한 업무정지 6개월은 적법하다고 봤다”라면서도 “함 회장 등에 대해선 피고 측이 새로 징계수위를 정해야 한다고 보고 해당 부분을 취소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은 ‘문책경고’에 따른 3년간 금융사 취업 제한 조건을 피하게 됐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맨 앞줄 왼쪽 2번째)이 지난해 하나은행 홍콩 지점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맨 앞줄 왼쪽 2번째)이 지난해 하나은행 홍콩 지점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은 이번 판결에 대해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손님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언급한 ‘손님론’을 거듭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2016년 독일과 영국·미국 등 해외 금리와 연계된 DLF를 판매했다. 하지만 2019년 이들 국가의 국채 금리가 떨어지며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이에 당국은 상품을 불완전 판매하고 내부통제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며 하나은행에 사모펀드 업무 일부정지와 과태료 징계를 내렸다. 이와 함께 당시 은행장이던 함 회장에게도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함 회장은 다음 해 6월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이번 항소심 승소에도 대법원 상고가 남은 만큼 함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당국은 2022년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과의 DLF 징계취소 소송 1, 2심에서 패한 뒤에도 상고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심 판결 이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상고 여부 등 향후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특히 하나은행의 검사방해 행위를 전부 인정하지 않았던 1심과 달리 불완전판매 자체점검자료 삭제, 금융사고 미보고 등에 대해 2심 재판부가 적극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함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진행형인 이유다.

함영주 회장은 1956년 11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1980년 고졸(강경상고) 출신으로 서울은행에 입행한 그는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하나은행에 합병될 당시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이었던 함 회장은 남다른 영업력으로 합병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이어 외환은행과 통합한 2015년에는 KEB하나은행장까지 올랐다.

하나금융은 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2심 판결에 대해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손님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손님론’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은 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2심 판결에 대해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손님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손님론’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하나금융

통합은행장 취임 당시 임직원에게 큰절을 하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고, 은행에 몸을 던진다’라는 마음으로 솔선수범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듬해인 2016년부터 그룹 부회장을 겸직하며 경영지원부문과 ESG 부문을 이끌어 회장으로서의 자질을 쌓았다. 6년 뒤인 2022년 금융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그가 강조한 말이다. 모든 손님의 기쁨을 위해서도 발언의 무게를 되새겨야 할 때다.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 가장 앞장서서 길을 개척하겠다.”(2022년 3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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