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3'이 열리던 부산 벡스코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지스타 2023'이 열리던 부산 벡스코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이 지난 19일부터 시작돼 나흘간 20만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으며 성황리에 끝마쳤다.

올해 지스타 2023은 역대 최대인 3328부스 규모로 개최돼 더 풍성한 볼거리와 흥미진진한 콘텐츠로 관객을 맞았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파우게임즈 등이 비장의 신작들을 공개했으며 인디게임 부스들도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워 존재감을 뽐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도 보였다. 글로벌 게임쇼를 지향하는 지스타지만 관람객들은 대부분 내국인이었고, 국내 글로벌 관광객을 위한 배려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지스타 2023' 내 제2 전시관에서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김상원 기자
'지스타 2023' 내 제2 전시관에서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김상원 기자

2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 방문한 관람객 수는 총 19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각 대형 게임사들은 내년에 출시될 기대작들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을 맞았다.

엔씨소프트는 오픈월드 슈팅 게임 'LLL'과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 등 신작 3종의 시연을 준비했다. ‘리니지’를 비롯해 MMORPG 중심의 라인업을 선보이던 것과는 달리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선보이며 폭넓은 연령층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부스에 직접 방문해 “이용자들이 원하는 방향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개발 방식을 이에 맞춰 바꾸고 있으며 변하는 분야를 새롭게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Origin’, ‘데미스 리본’, ‘RF 온라인 넥스트’를 시연 형태로 공개했다. 세 게임은 각각 오픈월드 액션 RPG, 수집형 RPG, SF MMORPG로 흥행 몰이에 성공한 원작 IP 기반으로 만든 RPG 위주의 라인업이 눈에 띄었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PC MMORPG ‘로스트아크’를 원작으로 한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선보였다. 게임 시연과 함께 스페셜 체험존에서는 VR 콘텐츠도 공개됐다. 언리얼 5 엔진과 ‘메타 퀘스트 프로’ 기기를 통해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UHD급 화질로 구현했다.

크래프톤은 배틀로얄, 던전크롤러, RPG 장르의 특징을 융합한 ‘다크앤 다커 모바일’과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인조이’를 최초 공개했다. 이외에도 네오위즈는 지난 5월 인수한 파우게임즈의 ‘영웅전설: 기가브 트릴로지’를, 웹젠은 ‘테르비스’ 등 서브컬처 게임 장르의 신작 3종을 공개했다.

'지스타 2023' 내 인디게임 전시관의 시연 대기줄. 사진=김상원 기자
'지스타 2023' 내 인디게임 전시관의 시연 대기줄. 사진=김상원 기자

대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인디게임들을 위한 공간도 확장돼 전시회를 빛냈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는 지스타 2023 내 인디 쇼케이스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인디 게임 특별 전시관을 마련했다. 유기동물 다룬 어드벤처 게임 ‘길 고양이 이야기2’, 로프액션 게임 ‘산나비’, 슈팅 게임 ‘Kill The Crows’ 등 PC 게임 32개 모바일 게임 8개 총 40개의 작품이 전시됐다.

기존에도 지스타 내에 인디게임을 위한 전시관이 마련됐지만, 대형 게임사와 협업해 부스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디게임 전시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산나비 등 몇몇 게임의 시연 대기 줄은 인디게임 전시장 바깥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대형 게임사의 신작은 출시 전부터 정보들이 홍수처럼 넘쳐나지만 신작 인디게임들에 대한 정보는 구하기 힘들다”며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인디게임들을 플레이 중인데 색다른 재미가 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스토브인디는 이번 전시작으로 선정된 인디 개발사들에게 장비, 체류비, 주변 집기부터 자체등급분류 자격을 활용한 심의 과정을 지원했다.

20만명 관객이 찾은 대규모 행사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엿보였다. 인디게임 전시장의 경우 내부 정리가 잘 되지 않아 혼잡한 느낌이 들었다. 40개의 개발사가 한정된 공간에서 시연 대기줄을 각각 관리하다 보니 이동 동선이 엉키는 경우가 많았고, 인기가 많은 게임의 대기줄이 다른 게임사의 부스를 침범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전시장 내부 인원에 대해서는 스토브인디가 아닌 개별 기업들이 관리해 더 혼잡한 것 같다”며 “장비나 체류비 등 지원은 감사하지만 부스 모양이 획일화 돼 각 개별 기업의 개성을 드러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신작 시연 관련 이벤트 안내 표지판. 사진=김상원 기자
신작 시연 관련 이벤트 안내 표지판. 사진=김상원 기자

'글로벌 게임쇼'라고 불리기엔 터무니없이 적었던 외국인 관람객도 한계로 남는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내국인들이 대다수였고 외국인 관람객은 업계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모양새였다. 주최 측도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는지 전반적으로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준비도 미흡해 보였다.

지스타 2023 행사장 자체에는 위치도, 동선 표지판 등이 영어로 표기가 돼 있었으나 각 기업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게임 방식에 대한 설명, 부스 내 이벤트 참여 방법, 시연 시간 등이 한글만 적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외신기자는 “게임업계 취재를 하고 있고 여러 장르의 게임 플레이 자체에 익숙하기 때문에 영어 표기가 없어도 시연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일반 외국인 관람객 입장에서는 크게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시연이 제공되는 게임들도 한국어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로젝트 BSS, 일곱 개의 대죄: Origin, 로스트아크 모바일, 데미스 리본, 영웅전설: 기가브 트릴로지 등 주요 기업들의 게임들 대부분은 한국어 버전 플레이만 지원했으며 영어 등 외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은 다크앤 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등 소수에 불과했다.

전시를 진행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현재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게임들을 보통 시연하다 보니 번역 절차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국인 관람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번역 부분에서 게임사들이 소홀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이것이 지스타의 한계다”고 지적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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