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전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사진=한미약품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전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싸움이 형제 측의 완승으로 결론나면서 OCI그룹 통합이 무산 위기를 맞았다.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 측 후보 5인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두 전 사장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의 장ㆍ차남이다.

송 회장의 딸이자 현 경영진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사내이사 선임에 실패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부결됐다. 여기에 더해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 6명이 모두 선임에 실패했다.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또 송 회장을 포함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9명 중 형제 측이 과반이 넘는 5명을 확보하게 됐다.

당초 이날 주주총회는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를 확인하는 과정이 지연돼 개회가 약 세시간 반 지연됐다.

주주총회에는 임종윤, 임종훈 형제와 이우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송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임주현 부회장도 불참했으나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 형제 손 들어준 소액주주… 주총 참석률 88% 뜨거운 관심

앞서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 계약이 지난 1월 발표된 후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통합을 주도한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지난 25일에는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전격 해임되기도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과 형제 측의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고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OCI와의 통합에 따라 신규 이사진 후보자로 임주현 부회장, 이우현 대표를 사내 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또 최인형 한미약품 R&D센터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사외이사는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대학원교수,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 서정모 후보, 박경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총 6명을 제안했다.

형제 측 의안은 임종윤 전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임종훈 전 사장을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이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사외이사로 사봉관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감사위원으로 배보경 도화엔지니어링 사외이사 등 총 5명을 제안했다.

이날 출석 주주는 대리출석을 포함해 216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소유 주식 수는 5962만4506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6776만3663주)의 88%를 차지한다.

결과 발표 전 양측 우호 지분차는 약 2%포인트로 쉽게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 우호지분은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국민연금공단(7.9%)까지 더해 42.66%였고 형제 측 우호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말 회장(12.15%) 지분을 포함해 40.57%였다.

최종 결과 소액 주주들이 형제 측 안건에 찬성하면서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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