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겸 SK온 대표이사(오른쪽)의 미국 'CES 2024' 관람 모습. 사진=SK온 제공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겸 SK온 대표이사(오른쪽)의 미국 'CES 2024' 관람 모습. 사진=SK온 제공

지난해 말에는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던 SK온의 적자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흑자 달성이 긍정적으로 예측되던 지난해 초와는 달리 전기차 시장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되며 고객사의 매출도 줄게 되면서 올해에도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에 더해 영업손실 폭도 줄여가고 있어 수익성 개선세는 가시화되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 일변도에서 벗어나 각형, 원통형 배터리 개발 결과에 따른 신규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실적발표 설명회(컨퍼런스콜)를 진행하고 지난해 SK온의 영업 손실이 58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손실 폭을 45.8% 줄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2조8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9.3% 늘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2조7231억원, 영업손실 1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4분기에는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적으로 예상했지만 적자 탈출에 결국 실패했다.

긍정적인 점은 수익성 개선이다. SK온은 지난해 1분기 3449억원, 2분기 1322억원, 3분기 8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다.

김경훈 SK이노베이션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단기적으로 성장률 소폭 둔화가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매출과 수익성 성장세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하반기에는 재고 소진에 따른 출하량 증가, 전기차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손익이 개선되며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SK온이 수혜를 입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금액은 240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약 300억원 늘어났다. 조지아 2공장의 생산량 증가로 올해 받을 수 있는 AMPC 금액 전망치도 1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배터리 판가도 지금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전망한 올해 배터리 평균 판가는 kWh당 145달러로 전년 예측치 136달러보다 9달러가량 높다.

다만 흑자 전환에 대해서는 증권사마다 예측이 갈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SK온이 올해에도 5180억원가량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약 3663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관건은 배터리 라인업 다변화다. 현재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후발 주자로 파우치형 배터리밖에 생산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각형 배터리는 개발이 완료됐고 원통형 배터리도 개발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미국 'CES 2024'에서 "각형 배터리는 이미 개발이 완료됐고 원통형 개발도 상당히 진전됐다"며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개발로 포드와 현대차그룹으로 양분되는 고객사를 다양화한다면 수익성 개선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주 고객사인 포드가 실적 악화와 더불어 이미 구매가 완료된 배터리 재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SK온의 실적 전망을 좋게만 볼수는 없다"며 "다만 이런 상황은 배터리 제조사 모두가 처해진 고민 사항이기 때문에 SK온의 전략 실패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등으로 나머지 배터리 제조사 2개사는 고객사를 다변화해 전방 산업 악화에 따른 타격을 그나마 덜 받고 있는 모양새다"라며 "SK온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실적 개선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통한 신규 고객사 창출에 더 힘을 주는 것이 수익성 개선에 더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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