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기업들이 올 상반기 '보릿고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상장 중견기업 4곳 중 1곳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전체 상장사 5곳 중 1곳은 버는 돈으로 이자를 갚기도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국내 상장 중견기업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713개사의 작년 1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181개(25.4%) 기업은 올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적자 기업 수는 지난해 1분기 144개(20.2%) 대비 37개(5.2%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중견기업 5곳 중 1곳 꼴로 영업적자를 낸 데 비해 올해는 4곳 중 1곳으로 그 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대기업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올 1분기 국내 500대 기업 중에서 올해 1분기 실적 확인이 가능한 309개사 중 영업적자 기업 수는 33개(10.7%), 지난해에는 24개(7.8%)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중견기업 713개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조626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111억원) 대비 1조1850억원(3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조8084억원으로 전년 동기(60조4583억원) 대비 3502억원(0.6%) 증가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사 대상 중견기업 713개사 중 145개사(20.3%)가 전년 대비 적자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늘어났다. 반면 흑자 전환한 기업은 64개(9.0%)에 그쳤다. 올 1분기 기준 영업적자 규모가 가장 큰 중견기업은 게임업체 위메이드(-468억원, 적자전환)였다. 이어 위니아(-351억원, 적자확대), 롯데관광개발(-334억원, 적자확대), 네패스(-290억원, 적자확대) 순으로 적자폭이 컸다.

같은 날 전경련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경련이 코스닥, 코스피 상장사 총 2347개(코스피 797개, 코스닥 1550개) 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상장사의 17.5%가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5곳 중 1곳은 이자를 내기도 버거운 상황인 셈이다. 이는 2016년 9.3%이던 한계기업 비율이 최근 6년간 8.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을 말하며,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처럼 상장사들이 올들어 힘겨운 경영을 지속한 배경엔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고금리도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전경련 분석 자료를 보면 상장사 중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코로나19가 극에 달했던 2022년으로 30.8%에 달했다. 당시 기준으로 상장사 3개 중 1개는 일시적으로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다.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 추이를 보면 코로나 이전 2018년까지는 20%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2019년 30%대에 진입한 이후 2020년 코로나의 유행으로 34.6%로 피크를 기록했고 코로나 위기가 잦아들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당해 연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ㆍ이자비용)이 1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

한계기업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지난해 기준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30.4%)이었다. 이어 운수 및 창고업(25.8%),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5.0%), 도매 및 소매업(23.2%), 정보통신업(16.8%), 제조업(16.4%), 건설업(15.5%), 금융 및 보험업(3.5%)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 급격한 금리인상, 최근의 경기악화 등이 한계기업의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면서 “안정적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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