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12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12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그동안 동생 장세욱 부회장이 동국제강그룹을 이끌었는데 이번 그의 복귀가 향후 그룹 경영일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2일 동국제강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장 회장이 등기이사 회장으로 동국제강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8년 만이다. 지난 2015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지난해 특별사면됐다. 그는 2018년 가석방 이후 은둔하고 있었다. 경영 전면에도 나서지 않았다. 

다만 실질적으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장 회장과 대표이사인 장세욱 부회장이 하고 있었다. 장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 규정이 풀렸다.

이번 주총의 사내이사 의결은 장 회장이 지주사 동국홀딩스의 등기이사로 그룹 책임경영에 공식적으로 나선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도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경영 복귀 후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소재·부품 등 미래 신성장 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지분 13%를 보유한 대주주다. 장 부회장은 지분 8.7%를 갖고 있다.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도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다.

장 회장은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에 이어 2001년 동국제강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1978년 동국제강에 평사원으로 입사, 20여년 경영수업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회장 취임 이후 15년여간 동국제강 그룹을 이끌었다. 포스코와 합작해 브라질 일관제철소 투자를 성사시키는 등 사세를 빠르게 키워갔다. 그러나 철강업 불황 등 여러 악재로 동국제강은 재정난에 빠졌다. 1954년 창사이후 가장 큰 위기였다.

동국제강 2014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서울 사옥인 을지로 페럼타워, 브라질 CSP제철소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런 와중이던 지난 2015년 5월 장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곧바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룹 오너의 도덕적 해이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이번 지주사 전환과 장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며 대주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의 인적분할"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인적분할을 앞두고 배당금 상향(100원→500원), 최저 배당, 적자 배당 등의 주주친화정책을 제시한 것도 소액주주의 반발의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날 동국제강은 주총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다. 동국홀딩스(신성장동력 발굴)를 지주사로 하고, 아래에 사업 회사인 동국제강(열연사업), 동국씨엠(냉연사업)을 두는 구조다.

열연사업회사 동국제강은 최삼영 부사장이, 냉연사업회사 동국씨엠은 박상훈 전무가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끈다.

동국제강그룹 분할 기일은 다음달 1일이다. 존속법인, 신설법인 2개사는 다음달 16일 변경 상장과 재상장을 진행한다. 기존 회사 주주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 비율에 따라 동일하게 주식을 분할 배분받는다.

동국제강은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등 추가적인 절차를 마무리한 후 오는 10월 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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