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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년층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은 뭘까?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떠올릴 수 있지만 정답은 예상 외로 '잇몸병(치주 질환)'이다. 노년층 10명 중 4명 꼴로 진료를 받고 있다는 잇몸병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심지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잇몸병 원인은?
잇몸병을 일으키는 것은 치아에 붙어있는 세균막인 치태와 치태가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생기는 치석이다. 치태는 양치질만으로 어느정도 제거되지만 문제는 치석이다. 치석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단단하게 붙어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치은염을 일으키고, 심하면 잇몸뼈까지 손상시키는 치주염으로 발전한다. 치주염은 발치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치석이 생기면 일단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등 잇몸병 증상이 본격화되는데, 이런 증상이 보이는 즉시 치과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치주염으로 발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약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당뇨병 등 앓고 있는 질환이 있는 경우, 흡연 기간이 길어 이미 잇몸이 약해져 있는 경우라면 잇몸병 진행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 다음 중 2개 이상의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 잇몸에서 피가난다
○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큰거린다.
○ 잇몸이 빨갛게 변하거나 부어오른다.
○ 잇몸이 주기적으로 들뜨고 근질거린다.
○ 이와 이 사이가 벌어지고 음식물이 많이 낀다.
○ 잇몸이 내려가 점점 치아가 길게 보인다.
○ 구취가 나고 칫솔질을 해도 치석이나 치태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잇몸병이 치매로?
잇몸과 치매가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잇몸병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치과 전문의들도 인정한 팩트다. 이를 뒷받침할 유의미한 연구 결과도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 하나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미국인 6000명을 대상으로 잇몸병 세균 유무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한 사례가 있다. 26년 후 이들이 평균 65세 이상이 됐을 때 치매를 진단해봤더니 잇몸병이 있는 그룹이 치매 발병율이 22% 더 높았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학교 연구팀과 미국 루이빌대학교 연구팀 등도 수치만 다를 뿐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원인은 치주질환원균인 진지발리스균(P. gingivalis) 등 잇몸병 원인균이 혈액과 신경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뇌에 감염을 일으키고, 뇌를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잇몸병으로 인한 치아 손실이 치매를 부추긴다는 연구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씹는 활동, 즉 저작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은 물론이고,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데, 치아가 부족하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치매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그것.
미국 치주과학회와 미국 심장협회 연구에 따르면 잇몸병은 심장병과 뇌졸중, 당뇨병과도 연관성이 있다. 잇몸에 생긴 염증은 당뇨병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기능인 대사조절을 힘들게 만들고,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성 인자들이 동맥경화성 혈관질환을 유도해 심혈관 질환까지 발생하게 한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잇몸병이 혈압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잇몸 건강관리는 어떻게?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잇몸병 발병률이 4~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흡연시 빨아들이는 증기는 입안을 건조하게 만드는데, 입안이 건조해져 침이 부족해지면 구강 내 세균 제거 능력을 떨어뜨린다. 니코틴도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세균 감연에 대한 면역작용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한 잇몸병을 부추긴다.
잇몸과 치아를 뒤덮어 잇몸병에 주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치태는 양치질로도 어느정도 제거할 수 있다. 단 잇몸 건강과 양치질 횟수는 비례하지 않는다. 꼼꼼히 잘 했느냐가 핵심이다. 잘 모르겠다면 일단 양치질 시간을 늘려볼 것을 권한다. 노래 한곡을 흥얼거리는 시간 정도가 적당한데, 흥미롭게도 대부분 환자들이 약 2분 정도 칫솔질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시간을 재어보면 평균 30~60초에 그치고 있다.
< 올바른 양치법 >
○ 치아 표면에 칫솔모를 45도 정도 기울여 댄 다음 손목을 사용해 조금씩 위아래로 쓸어내리듯 닦는다.
○칫솔도 중요하다. 칫솔은 모가 뻣뻣한 것보다 부드러운 미세모가 낫다. 끝이 둥그런 미세모로 칫솔질하면 치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치아는 물론이고, 잇몸, 혀까지 닦아낸다.
○입안을 여러번 헹구지 않으면 계면활성제로 인해 치아가 착색되거나 입안이 건조해질 수 있다. 최소 5~6회 헹구고, 치약의 세정제 성분과 치태가 잘 제거되도록 따뜻한 물로 헹궈낼 것을 권한다.
○ 양치질 이후에 일반 칫솔이 닿지 않는 부위는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하고, 구강청결 용액을 이용해 가글로 마무리.
일년에 적어도 한버은 치과 방문
40대 이후에 권장하는 치과 정기검진은 일년에 두번, 즉 6개월에 한번이다. 이 나이대부터 급속도로 잇몸병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6개월에 한번이 너무 잦다면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치과를 찾아 검진받고, 치석을 제거할 것을 권한다. 물론 잇몸병 증상이 있다면 그 전이라도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 시판 잇몸약, 효과가 있을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잇몸약은 동국제약의 '인사돌, 명인제약의 '이가탄', 동화약품의 '잇치' 등이 대표적이다. 잇치는 일반의약품인 잇몸치료제이며, 인사돌과 이가탄은 보조 수단으로 구분된다. 잇몸치료제는 잇몸 염증에 직접적인 효괄과를 주는 치료제이고, 보조 수단은 치과에서 치은염 혹은 치주염 치료를 받은 후 보조적인 용도로 복용하는 약을 뜻한다.
만약, 잇몸병 증상이 처음 발현됐거나 잇몸병 예방·관리 차원이라면 잇치와 같은 잇몸치료제를 사용하고, 치은염·치주염 등 잇몸병으로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면 의사와 상의 후 인사돌, 이가탄과 같은 잇몸약을 복용하길 권한다. [뉴스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