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이 최근 6년간 중국에서 매각하거나 청산한 법인 수가 46곳에 달했다. 이들 법인 매출은 2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각각 75%, 43% 쪼그라들었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창립 11주년을 맞아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중국 한한령 등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간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총 111조424억원으로 2016년 127조7292억원 대비 13.1%(16조6868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할 경우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지난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4485억원으로 무려 43조7815억원(37.3%) 감소한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년 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였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무려 15조2284억원 급감했다. 국내 기업 중 10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7조9161억원)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의 추락은 국내 부품 업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051억원으로, 2016년 8조8746억원과 비교해 80.8%(7조1695억원) 줄었다.

현대트랜시스 중국법인 매출 감소율은 55.1%나 됐고,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ㆍ가전부문 위축으로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2016년 17조1236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43.5%)으로 반토막났다.

지난 2021년 중국 생산법인인 ‘Samsung Electronics Huizhou’를 청산한 것이 매출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49.9%(5조3796억원) 급감했다.

반면 배터리·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의 실적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원으로, 지난 2016년 2조4167억원 대비 무려 431.6%(10조4291억원)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6년새 483.5%(4조4952억원)나 확대됐다. 이차전지 관련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SDI (Tianjin) Battery’는 2558.7%라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은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안착했다.

K-반도체의 매출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China) Semiconductor’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5조527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4조5448억원 늘었다.

이 외에도 LG화학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179.4%나 치솟았고,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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