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진건설산업이 올해 초 수주한 대봉엘에서 송도R&D센터 조감도. 사진=요진건설산업 제공
요진건설산업이 올해 초 수주한 대봉엘에서 송도R&D센터 조감도. 사진=요진건설산업 제공

요진건설산업이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선방하고 있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업계를 둘러싼 좋지 못한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악성 재고자산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를 줄였으며 이익잉여금(사내유보금) 증가를 통해 유동성 위기 대응 능력도 높였다. 다만 재고자산 중 ‘미완성 주택’이 큰 폭으로 늘어나 이를 매출로 전환하는 시기가 관건으로 평가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요진건설은 지난해 매출 2630억1526만원, 영업이익 85억4804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60% 하락한 수치다.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매출의 약 96%를 차지하는 공사수익의 원가 비율이 전년 대비 약 5% 상승한 것이 영업이익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2년 5억8414만원에 불과했던 분양수익을 지난해 84억6101만원으로 크게 늘렸다. 분양수익의 원가 비율도 지난 2022년 약 84%에서 64%로 크게 낮춰 선방했다.

공사미수금 규모도 250억원에서 236억원으로 줄였다. 공사미수금은 건설사의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공사나 시공을 완료했으나 받지 못한 대금을 의미한다. 발주처 파산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회수할 수 없어 위험노출자산으로 분류된다.

분양사업 매출이 14배가량 늘어나며 사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분양미수금은 규모는 9992만원에서 7억5767만원으로 증가했다. 분양미수금은 건설사가 아파트와 상가 등 각종 부동산의 분양사업을 진행하면서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계약자들의 분양대금 미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요진건설 관계자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일대에 오피스텔 분양을 준비 중이었으나 현재 시장이 좋지 않아 본격적인 분양을 미뤄둔 상태"라며 "이에 따라 미수금이 늘어났으나 준공이 완료된 후 분양을 개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후 상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요진건설산업 자본변동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요진건설산업 자본변동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 악성 미분양↓사내유보금↑… "안정적 사업 중심으로 장기적 성장 노린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재고자산 구성의 변화다.

요진건설의 재고자산은 지난 2022년 319억8867만원에서 지난해 430억1594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꼽히는 완성주택 재고자산은 지난 2022년 23억원에서 지난해 14억원으로 줄었으나 미완성주택 재고자산은 91억원에서 289억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만들어 놓은 주택이 팔리지 않던 상황은 그나마 개선했으나 새로 짓는 주택의 미분양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완성주택 재고자산은 추후 매출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

고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현금 쌓기'를 통해 유동성 대응 능력도 높였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2138억7188만원이었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말 2165억7462만원으로 약 27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단기와 장기를 합친 차입금은 약 1430억원에서 1450억원으로 20억원 늘어나 사내유보금의 증가폭이 더 컸다.

올해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요진건설은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 이어 장기적인 전략을 중심으로 위기를 안정적으로 이겨낸다는 방침이다.

요진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등 올해에도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실적 자체는 큰 반등을 노리기에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기업 간 거래(B2B) 위주로 수주를 받아 안정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전체 사업 규모를 늘리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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