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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클린 대한민국' 혁명이 시작됐다.
김영란법과 관련된 중요 쟁점을 짚어본다
[0호] 2016년 10월 04일 (화) 김민경 기자 ming2ya2@naver.com

   
오랜 산통 끝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른바 김영란법)’이 마침내 지난달 28일 발효됐다. 망국적인 부정부패 척결의 염원을 담은 이 법에 대한 국민의 호응과 기대는 뜨겁고 강하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법인 것도 사실이다. 김영란법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부패방지의 첨병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 김영란법과 관련된 중요 쟁점을 짚어본다. 2010년대 들어 농업계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였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드디어 시행됐다.

2011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5년여 만의 일로, 2012년 8월 입법예고-2015년 3월
   
국회 본회의 통과-2016년 5월 시행령 입법예고-9월6일 국무회의 의결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마침내 예봉을 드러낸 것.

기득권층의 거센 반대와 저항, 방해로 거의 사장될 뻔한 이 법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다시 살아났다. 또 시행되기도 전에 위헌소지에 대한 비판을 받으며 헌재의 위헌심사 대상이 되는 등 그 시행까지 험난한 여정을 거쳤다.

김영란법 시행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지지는 드높았고, 결국 역사적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청렴사회 위한 조용한 혁명 ‘김영란법’의 주
   
인공인 김영란 교수(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는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기도 하다. 대법관 임기 후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던 김 교수는 이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위원장직을 맡아 부정한 청탁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김영란법)’을 고안했다. 부패·부정이 없고 편법·특혜·특권이 통하지 않는다는 신뢰는 선진 사회의 필수 자산이다.

우리는 경제 몸집에 비해 사회적 신뢰나 공정(公正)의 수준이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뇌물·특혜 사건
   
이 일상화돼 있다시피 하고 촌지와 떡값, 급행료가 붙어야 도장이 찍히는 구습(舊習)이 구석구석 스며 있다. 이러다 보니 권한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인맥을 쌓기 위한 접대 문화가 만연해 있다. 한국경제연구소 추산 연간 법인 접대비가 43조원을 넘는다. 실력과 근면보다는 연줄과 정실(情實)이 앞서는 연고주의 관행을 털어내지 않고서는 청렴한 사회를 이룰 수 없고 사회의 비효율도 개선할 수 없다.

그 결과 사회 전체가 벽에 부딪히게 되면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김영란법의 핵심, 부정청탁과 품수수 금지 김영란법은 크게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외부강의 수수료 제한 등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부정청탁 금지 부분을 보면 김영란법은 부정청탁 대상 직무를 인·허가, 인사 개입, 수상·포상 선정, 학교 입학·성적 처리, 징병검사·부대배속 등 총 14가지로 구분했다.

이들 14가지 업무와 관련해 법령을 위반해 청탁하면 부정청탁으로 간주해 처벌을 받는다는 말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들 14가지 업무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으면 청탁을 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영란법은 또 공개적으로 요구하거나 공익적 목적으로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 등 5가지 행위에 대해서는 부정청탁의 예외사유로 인정했다.

두 번째 금품수수 금지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1회 100만원, 1년 300만원'이다.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1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는다. 1회 100만원 이하, 1년 300만원 이하의 경우에는 직무와 관련해서 금품을 받았는지, 직무와 무관하게 금품을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직무와 무관한 경우에는 1회 100만원 이하, 1년 300만원 이하의 범위 내에서 금품 등을 수수할 수 있다. 반면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1회 100만원 이하, 300만원 이하의 금품 수수가 금지된다. 다만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해도 상급자가 부하직원에게 제공하는 금품, 사교·의례 등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이나 선물, 친족이 제공하는 금품 등 금품 등의 수수가 허용되는 8가지 예외 사유를 뒀다.

 3·5·10만원 규정이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권익위는 사교나 의례 등의 목적으로 음식물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의 범위 내에서 금품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외부강의 사례금 상한액을 보면 장관급 이상은 시간당 50만원, 차관급과 공직유관단체 기관장은 40만원, 4급 이상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원은 30만원, 5급 이하와 공직유관단체 직원은 20만원으로 제한했다.

 단 사례금 총액은 강의 시간과 관계없이 1시간 상한액의 15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또 사립학교 교직원, 학교법인 임직원, 언론사 임직원의 외부강의 등의 사례금 상한액은 시간당 100만원이다. 부작용도 우려 김영란법은 한국 사회의 접대문화를 근본부터 바꿔 투명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 전반에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되고,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가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국정감사부터 국회 상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직접 돈을 내고 밥을 먹는 새로운 풍경이 연출됐다. 28일 시행 이후부터는 각종 경조사와 행사 현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객을 부르지 않고 결혼식을 치르는가 하면 장례식장에는 조화 숫자가 줄고 조문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또 각종 행사장에는 관례적으로 등장하던 관계자 접대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시행초기 혼란, 연착륙에 지혜 모을 때 그러나 시행 초기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형사 처벌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인 '직무 관련성'의 개념이 모호해 개별 사례로 들어가면 김영란법 적용대상인지 헷갈린다는 데 문제가 있다. 김영란법이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고급 식당과 골프장, 유흥업소 등 관련 업계가 김영란법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 실제로 서울 광화문, 세종시, 대전 등 정부청사가 몰려있는 지역과 여의도 일대, 서초동 법조타운 인근의 고급 식당들의 경우 28일 이후 예약률이 급감해 '예약절벽' 사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1962년부터 '뇌물, 부당 이득 및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 공직자들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을 1회 20달러(약 2만2000원), 연간 50달러(약 5만5000원)까지로 제한해왔다.

일본 역시 공직자들은 1인당 5000엔(약 5만5000원)으로 접대비 상한을 정해놓고 있다. 이로 인해 축적된 신뢰·공정이 사회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그 혜택을 그 나라 국민 모두가 보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이 가져올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 기간을 최소화하는 과제가 남았다. 김영란법은 청렴국가 건설이라는 대전제 아래 출발했다. 법조문 그대로 부정청탁을 금지하자는 것이지 사회통념을 거스르자는 취지가 아니다. 시행초기라고는 하나 이 법 대상자들의 활동이 경색된 측면이 있다. 김영란법의 연착륙과 경제 충격 최소화에 지혜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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