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제54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제54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올해 1분기 큰 실적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세액 공제(AMPC) 혜택을 유일하게 받고 있지 않는 삼성SDI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수익성 우위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5.2% 줄었다. 지난해 4분기(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3.4%, 영업이익은 53.5%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 AMPC 혜택은 1889억원으로 이 금액을 제외할 시 3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AMPC는 자동차나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경우 해당 기업에 세액 공제를 지급하는 제도다. 배터리의 경우 셀 1kWh 당 35달러, 모듈은 45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되던 SK온도 적자 규모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예측한 SK온의 1분기 적자 규모는 376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3449억원보다 악화된 수치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평균 판매 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10% 추가 하락했으며 출하량은 북미, 유럽 고객사의 수요가 둔화되며 크게 하락한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에 따라 AMPC 수혜 금액도 10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8%가량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삼성SDI도 실적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측한 삼성SDI의 1분기 매출은 5조2065억원, 영업이익은 230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영업이익은 38.57% 떨어진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12개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SDI의 미국 내 합작법인 근황.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의 미국 내 합작법인 근황. 사진=삼성SDI 제공

◆ 삼성SDI, AMPC 수혜 없이 흑자 전망… '프리미엄' 위주 전략 통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미국에서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 않아 AMPC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음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분기 별로 1000억원 이상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황 둔화에도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는 보급형 위주로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데 삼성SDI가 생산하는 배터리들은 프리미엄 전기차 위주로 납품되고 있어 현재 상황에서 타격을 가장 덜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제네럴모터스(GM)와는 인디애나주 뉴 칼라일에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특히 내년 가동 예정이었던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올해 안으로 조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공장들이 가동을 시작하면 AMPC 수혜에 따른 효과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삼성SDI는 한결 같이 사세 확장보다는 수익성을 사업 전개 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기준으로 삼아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ASP를 높일 수 있는 고객사 위주로 수주를 진행했기 때문에 글로벌 점유율은 낮더라도 영업이익률은 항상 높았다"며 "삼성SDI의 업황이 특별히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업계 전반의 위기 속에서 고유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돋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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