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전경.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왼쪽부터)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전경.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사내이사 후보에서 자진해서 물러났다.

현재 진행형인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이날 지난 13일 작성된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대한 정정신고를 내고 제3호 의안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서 '사내이사 조현범 선임의 건'을 삭제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후보자가 일신상의 사유로 후보직에서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한국타이어 사내이사로 활동하지 않는 것은 지난 2012년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후 처음이다.

주주총회소집공고 정정신고 내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주주총회소집공고 정정신고 내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조 회장은 현재 200억원대 횡령, 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한국타이어가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비싸게 사들이도록 한 공정거래법 위반, 자동차 부품사인 리한을 계열사 MKT가 지원토록 해 손해를 끼친 배임,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횡령 총 3가지다.

먼저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KT로부터 타이어 틀을 찍어내는 장비인 '타이어 몰드'를 타사보다 비싼 값을 주고 약 875억원에 사들였다. 이를 통해 MKT에는 131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반면 한국타이어에 손해를 끼쳤단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이 이 같은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사익을 취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단 게 검찰의 주장이다.

지난 2020부터 2021년에는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던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MKT가 50억원가량을 지원토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리한은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로 자동차 흡기시스템과 연료계 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다.

리한은 지난 2018년에는 산업은행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았으나 MTK는 해당 자금을 별다른 담보 없이 빌려줬다. 조 회장은 박지훈 리한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법인카드 사적사용 등 회사 자금 20여억원을 개인적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개인 이사에 필요한 가구 구입비 약 2억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는데, 이를 판교 사옥건설에 따른 가구 구매비용과 합산해 사적 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고급 외제차의 리스비와 구입비를 회사 공금으로 처리했으며 가족의 해외여행 등으로도 약 5억8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 중이다.

해당 혐의들로 그는 지난해 3월 구속기소 됐으나 같은해 11월 말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 조현범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시민사회 '반대' 목소리 ↑

앞서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 21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내고 사내이사 조현범 재선임 건에 대해 겸직과다, 기업가치 훼손, 사익편취와 이사회 출석률 저조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CGCG는 "조 후보의 최근 3년간 평균 이사회 출석률은 66.2%로 재직기간 평균 이사회 출석률이 75% 이하일 경우 이사로서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조 후보는 일감 몰아주기와 배임, 횡령 등의 행위로 기업가치를 훼손했고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 등으로 충실의무에 심각한 의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재선임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알려진 이후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도 공동논평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논평에서 "조 회장은 회사 자금으로 집수리를 하고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200억원대 횡령 배임 행위로 지난해 3월 구속기소됐다"며 "그런데도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회사돈을 횡령해 지난 1년 중 약 9개월 동안 수감됐던 조 회장에게 급여와 상여금 등 약 78억원을 지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정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 경영진은 즉각 그룹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야 하며 조 회장은 지난해 9번의 이사회 중 단 한번만 참여했던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의 사내이사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연금을 향해서는 "다가올 주주총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자정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한국타이어를 정상화하고 조 회장과 이사회의 책임을 물어 이들의 연임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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