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이 임종윤, 임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전격 해임했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아들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 간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오는 28일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와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이 각각 제안한 신규 이사 후보들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진다.

25일 한미약품그룹 측은 "두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다"며 "회사 명예나 신용을 손상하는 행위를 지속해 두 사장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특히 임종윤 전 사장의 경우 오랜 기간 개인 사업과 타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를 운영하면서 그룹 업무에 소홀히 한 점이 해임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은 각각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에서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데 이 직은 유지된다.

이번 해임으로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한미약품그룹에서 주주 이외 역할을 갖지 못한다. 이들은 앞서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과 주총에서의 표대결을 위해 특수관계인 지정 해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현재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두 아들인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둘러싸고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남매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 측과 임종윤, 임종훈 형제 측은 오는 2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주현 사장, 이우현 OCI 홀딩스 대표이사, 임종윤, 임종훈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임종윤 측 지분 20.47%, 임주현 측 지분 21.86%인 상황에서 최근 지분율 12.15%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지지하면서 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남은 주요 지분은 국민연금(7.66%)과 소액주주(20.5%)다.

주주총회를 3일 남긴 상황에서 입장문을 통한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임종윤 전 사장에게 266억원을 갚을 것을 촉구하며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무산시킨 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4일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무담보로 빌려간 266억원을 갚을 것을 촉구하며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의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련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히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이 현재도 실체가 불투명하고 재무건전성도 의심되는 코리그룹과 디엑스앤브이엑스를 한미와 합병시키거나 심지어 부정한 자금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특히 오빠의 경우 지금처럼 상속세의 연대채무라는 방패 뒤에 숨어 다른 형제들에게 부담을 떠안길 생각이라면 이제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이날(25일) 입장문을 내고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해 한번도 팔 생각을 해 본적 없다"며 "앞으로도 그 어떤 매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주현 사장이 낸 입장문에 대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그 저의가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덧붙였다. [뉴스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