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양섭 SK텔레콤 부사장, 장민 KT 전무,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 사진=각사 제공
(왼쪽부터)김양섭 SK텔레콤 부사장, 장민 KT 전무,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 사진=각사 제공

'이통 3사'로 대표되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모두 60년대 생이 주류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SK텔레콤과 KT의 CFO는 대학교 동문이자 유학파 출신, 타 계열사에서 근무한 이력 등 공통점이 많은 것으로 관측됐다.

김양섭 SKT 부사장은 1966년생이며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는 1967년생이다. 장민 KT 전무는 1968년생으로 3사 CFO 모두 50대 후반이다. 이 중 여 전무는 유일하게 여성으로 LG유플러스 내에서 '여성 최초' 타이틀을 다수 획득해 이목이 쏠린다.

19일 SKT와 KT, LG유플러스의 CFO를 비교 분석한 결과 김 부사장과 장 전무는 각각 고려대 법학과 학사, 고려대 경영학과 학사를 졸업해 동문 사이다. 두 사람 모두 석사 과정을 미국에서 밟은 것도 같다. 김 부사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파이낸스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장 전무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MBA)을 졸업했다.

그룹 내 계열사에서 재무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도 공통점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1991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 경리부에 입사한 후 원가회계팀, 전략재무팀, 경리팀장 등을 거쳐 2016년 구매실장, 2018년 재무2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이명영 부사장의 빈자리를 이어받아 SK이노베이션의 CFO를 역임했다. 이후 지난해 말 지금의 SKT CFO 자리에 발탁됐다.

김 부사장이 SK이노베이션 CFO를 역임한 2021년, 회사는 말 그대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0년 2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배터리 사업이 LG와의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2조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물어주는 어려움에 처했다.

SK온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자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 내주고 투자금을 받는 프리IPO를 통해 4조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마저도 지지부진했다. 이때 김 부사장의 결단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12월 SK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SKT의 사내이사 후보로도 올랐다. SKT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역대 SKT의 사내이사로 CFO가 선임된 전례는 유영상 현 SKT 대표가 유일하다.

장 전무는 지난 1997년 KT의 마케팅본부에 입사한 이후 이듬해 KT 경영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겼고 재무실 자금파트 IR팀, 시너지경영실 시너지 전략 팀장, 비서실 재무담당 PM 등을 거쳤다.

지난 2015년에는 BC카드 경영전략본부장 상무를 역임한 뒤 2017년 KT 비서실 2담당으로 이동했다. 2020년부터는 BC카드 경영기획총괄 전무로 승진했으며 2021년에는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CSO)으로 이동한 뒤 지난해 KT그룹 연말 인사에서 KT의 CFO로 복귀했다.

장 전무는 케이뱅크 재직 당시 기업공개(IPO)를 주도한 인물로 유명하다. IPO 추진단을 이끌며 지난 2021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를 이끌어 낸 사례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2월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케이뱅크의 CSO 직과 함께 CFO도 겸직한 바 있다.

이와 비교해 여 전무는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점, LG유플러스에서 한번도 자리를 옮기지 않은 점 등이 두사람과 비교된다. 또 셋 중 유일하게 여성으로 LG유플러스 내 '여성 인재'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 전무는 지난 1989년 데이콤에 입사한 후 재직하면서 두번의 인수, 합병을 거쳤다. 지난 2000년 데이콤은 LG그룹에 편입됐고 2010년에는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으로 흡수합병됐다.

그는 2010년에서 2011년까지 LG유플러스에서 회계담당을 역임했고 이듬해부터 2020년까지는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거쳤다. 지난 2021년에는 전무로 승진해 LG유플러스의 첫 여성 전무로 등극했다. 10년 이상 임원으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지난 2022년 11월 인사에서는 전임자 이혁주 부사장을 이어 CFO 자리에 올랐다. 마찬가지로 LG유플러스 내 첫 여성 CFO다.

LG유플러스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7일 LG유플러스는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여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 바 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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