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현대건설 제공
(왼쪽부터)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현대건설 제공

새 임기를 시작한 윤영준 사장이 이끄는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잇따른 희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에도 민간투자 위축으로 정체가 예상되는 국내 건설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수주 금액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 기록과 호실적을 기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은 불가리아의 대형 원자력발전소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 자격 사전심사를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통과해 불가리아 의회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입찰에는 벡텔, 플루어 등 기업이 참여했지만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즐로두이 원전 신규 공사는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신규 건설이 확정된 7, 8호기는 오는 2035년 가동이 목표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와 협상이 완료된 후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원전 건설 사업의 총 사업비는 무려 140억달러(약 18조7000억원)에 이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종 계약자 선정은 다음달을 기점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종 계약 완료 후 현대건설 몫의 수주 규모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 사업 참여 기회도 열렸다.

지난 5일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함께 영국 발포어 비티, 모트 맥도널드와 각각 영국 원자력청 SMR 기술 경쟁 공동 참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영국 원자력청 SMR 기술 선정 프로젝트 입찰서 제출, 영국 SMR 배치 최종 투자 선정을 위한 시장 경쟁력 향상, 향후 SMR 최초호기 배치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영국 원자력청은 오는 2050년 내 원자력 발전용량을 24GW까지 확대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산하 기관이다. SMR 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해 경쟁 입찰을 통한 사업자 선정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홀텍을 포함한 6곳의 SMR 개발사가 숏리스트에 올랐으며 기술 설계 입찰 후 선정된 최종 SMR 기술에 대한 투자 결정이 오는 2029년 내 완료되면 2030년 중 영국 최초의 SMR 건설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가운데)과 줄리아 킹 홀텍 영국 수석고문, 릭 스프링맨 홀텍 사장(맨 왼쪽부터), 리오 퀸 발포어 비티 회장, 캐시 트레버스 모트 맥도널드 그룹총괄사장(맨 오른쪽부터)의 협약식 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가운데)과 줄리아 킹 홀텍 영국 수석고문, 릭 스프링맨 홀텍 사장(맨 왼쪽부터), 리오 퀸 발포어 비티 회장, 캐시 트레버스 모트 맥도널드 그룹총괄사장(맨 오른쪽부터)의 협약식 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 윤영준 사장 "해외사업 역량 집중"… 추가 수주 가능성↑

현대건설이 해당 사업들을 수주한다면 올해 해외수주 목표인 6조3000억원을 넘어서는 실적을 연초부터 확보하게 된다. 윤 사장이 원전과 해외사업을 연초부터 강조한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도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사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대형원전, 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 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사장은 1957년생으로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6년간 일하며 현장소장으로 국내의 다양한 공사를 관리한 바 있는 주택사업 전문가다. 특히 지난 2018년 주택사업본부장에 오른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주택 브랜드 관리에서 성과를 거둬 대표로 발탁됐다.

국내 주택사업 전문성에 비해 해외사업에는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지난해 12조8680억원 상당의 해외 수주를 달성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는 전년 7조1380억원 대비 약 80% 성장한 수치다.

올해에는 불가리아 원전, 영국 SMR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시티 추가 수주와 사파이나 가스전 수주, 아람에미리트 국영석유기업 애드녹이 발주하는 루와이스 액화천연가스 수출터미널 참여 등을 노려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큰 규모의 해외 수주에 성공한 만큼 신규 현장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이익 규모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동에서 시작될 신규 발주 시장 호조에 따른 낙수효과와 추가적인 수주까지 더해진다면 실적은 더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뉴스w]

저작권자 © 뻔하지 않은 뻔뻔한 뉴스-뉴스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