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유보라' 견본주택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경희궁 유보라' 견본주택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23일 금요일. 지하철 용산역을 지나 LG유플러스, 금영 사옥 방향으로 약 15분 정도 걷다 보면 마스코트처럼 흰 롱패딩을 입고 팻말을 든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의 안내를 받고 한강변으로 조금 더 가면 궁전처럼 외관이 꾸며진 웅장한 건물이 보인다. 분양을 앞둔 반도건설 시공 '경희궁 유보라' 견본주택이다.

경희궁 유보라는 서울 4대문 안에서 이뤄지는 분양이다. 높은 분양가에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뉴스w>도 견본주택 오픈 첫날 현장을 찾아 실내 구조와 분양 흥행 기대감 등을 살펴보고 왔다.

(왼쪽부터)견본주택 1층 대기실, 덧신을 자동으로 신겨주는 기계. 사진=김상원 기자 
(왼쪽부터)견본주택 1층 대기실, 덧신을 자동으로 신겨주는 기계. 사진=김상원 기자 

견본주택 1층은 방문객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층 전체를 소파, 카페테리아 등으로 구성해 놓아 번잡하지 않은 분위기가 연출돼 좋았다.

유닛과 단지 모형 등이 전시된 곳은 2층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계단을 통해 올라가기 전 덧신을 신고 입장해야 한다. 기계 위에 발을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덧신이 신겨졌는데 기자는 이런 기계를 태어나서 처음 목격해 신기함을 느꼈다.

'경희궁 유보라' 단지 모형. 사진=김상원 기자
'경희궁 유보라' 단지 모형. 사진=김상원 기자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2층을 올라갔는데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대, 조합원들에게 많은 입주 물량이 배정되는 정비사업이라는 점 등 때문인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청약 상담 부스 대기줄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원활하게 문의가 가능해 보였다. 다만 1층의 넓은 대기 공간에 비해 2층에는 상담 등을 기다릴 수 있는 장소가 협소해 보였다.

84㎡B 침실 평면. 사진=김상원 기자
84㎡B 침실 평면. 사진=김상원 기자

경희궁 유보라는 총 108세대가 일반 분양된다. 59㎡ 42세대, 84㎡A 3세대, 84㎡B 50세대, 84㎡C 13세대로 구성됐다.

다만 유닛은 50세대가 공급되는 84㎡B 한 곳만 준비돼 있었다. 1인 가구 중심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 59㎡ 타입이 준비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조합원들에게 대부분의 물량이 돌아가는 84㎡A의 경우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가 이뤄졌다.

관람객들이 구경할 수 있는 84㎡B의 경우 2면 개방 타워형으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그렇기에 내부 공간이 다른 견본주택에서 전시된 타입들보다 조금 더 독특하게 구성돼 있었다.

84㎡B 유닛 내부 거실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84㎡B 유닛 내부 거실 전경. 사진=김상원 기자

타워형 설계인만큼 드넓은 거실이 관람객들을 반겼다. 거실 옆 창에서 주방 방향을 바라볼 경우 주방 공간이 조금 좁게 구성됐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다용도실 방향으로 추가 주방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내부 공간을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용도실과 실외기실이 연이어 일렬로 배치돼 낭비되는 공간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 발코니를 확장 하면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하는 외부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일렬 배치 설계로 알파룸과 드레스룸 공간을 넓게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해 설계자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왼쪽부터)84㎡B 유닛 내 안방 전경, 안방 내에 위치한 드레스룸(알파룸)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왼쪽부터)84㎡B 유닛 내 안방 전경, 안방 내에 위치한 드레스룸(알파룸) 모습. 사진=김상원 기자

안방 드레스룸 배치도 이색적이었다. 복도로 만들어진 공간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형태가 아닌 안방 벽 옆 수납공간 옆에 배치돼 있었다. 주방과 마찬가지로 필요하지 않은 동선 공간을 없애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한 반도건설의 설계가 눈에 띄는 부분이다.

각 방도 비교적 넓게 설계돼 개방감이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타워형 설계의 경우 입주자 입장에서 호불호가 상당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거실의 개방감을 극대화한 대신 안방이나 다른 공간들이 판상형 구조에 비해 조금 좁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들의 규모가 판상형 구조와 비교해 딱히 좁아 보이지 않았다.

40대 부부 방문객은 "판상형은 기존 조합에 다 돌아가고 타워형만 남아 솔직히 마음이 내키지 않았는데 막상 구경하니 괜찮은 것 같다"며 "방들 크기도 넓은데 거실도 꽤 넓게 빠져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84㎡B 유닛 내 '드레스룸 특화'가 적용된 방. 사진=김상원 기자
84㎡B 유닛 내 '드레스룸 특화'가 적용된 방. 사진=김상원 기자

방 하나를 '드레스룸 특화'를 통해 아예 하나의 쇼룸처럼 설계할 수도 있다. 특화 설계를 신청할 경우 시스템 선반과 전신거울 등이 설치돼 옷들을 위한 수납 공간이 인테리어와 어울리면서도 실용적으로 배치된다.

드레스룸 특화는 84㎡B 타입의 경우 229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3인 구성의 핵가족이 거주하기에 딱 적합해 보였다.

'경희궁 유보라' 위치도. 사진=김상원 기자
'경희궁 유보라' 위치도. 사진=김상원 기자

단지 입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바로 옆에 단지가 위치하고 있으며 도보로 10분 거리에 5호선 서대문역도 위치한다. 광화문이나 종로, 여의도 등 서울 내 핵심 업무지구로 지하철만 타면 매우 빠른 출퇴근이 가능해 보여 기자도 탐이 났다.

서울역도 인접했다. 단지에 차량으로 10분, 지하철을 이용하면 15분 정도 이동하면 되는데 곧 개통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혜도 간접적으로 입을 수 있다고 느껴졌다.

특히 독립문,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등 한국 문화를 간직한 문화재, 관광지들도 가까이 자리한다는 점도 좋았다.

견본주택 내 분양 상담 부스. 사진=김상원 기자
견본주택 내 분양 상담 부스. 사진=김상원 기자

경희궁 유보라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약 3900만원이다.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인근 시세와 비교해 보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입주 7년 차인 경희궁 자이는 현재 82㎡ 타입이 16억6000만원의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다. 최근 같은 타입의 실거래가도 15억5000만원이다. 경희궁 유보라의 경우 84㎡의 분양가가 약 13억원으로 분양에 당첨되기만 한다면 몇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전매제한 기간이 1년인 점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분양 관계자는 "시세차익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도 분양 신청이 많을 것 같다"면서도 "직주근접성이 매우 높은 단지이기 때문에 실거주 수요자들의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거주와 투자 목적이 서로 분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지에 살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경희궁 유보라' 청약 일정. 사진=김상원 기자
'경희궁 유보라' 청약 일정. 사진=김상원 기자

분양일정은 다음달 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5일 1순위, 6일 2순위 청약 접수 순이다. 당첨자 발표는 같은달 12일이며 정당계약은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1순위 청약 자격은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지역과 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수도권 거주자에게 주어진다. 다주택자나 세대원도 청약 신청이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앞서 최대 1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던 '메이플 자이'의 청약 경쟁률이 442대 1을 기록하며 대흥행에 성공한 만큼 경희궁 유보라의 청약도 분양 시장에 훈풍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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