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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
테슬라 전기차 독주… 견제 촉발
[89호] 2015년 02월 05일 (목) 데일리뉴스와이드 webmaster@newsw.co.kr

10여 년간 준비한 모델S로 테슬라는 단기간 극복이 어려운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며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기업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0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을 지배해 온 기업들과 기존 자동차 산업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하고 도전적인 테슬라의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승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테슬라가 앞으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지 단정할 수 없지만, 전기차의 혁신을 촉발하고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트리거로서의 테슬라 역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등장과 전기차 시장 재점화
2012년 하반기 출시된 테슬라 모델S는 10만 달러에 가까운 높은 가격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만든 전기차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출시 2년 만에 5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2013년 4분기, 모델S는 GM, 닛산이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모델S를 미국 최고의 자동차라고 발표하며 컨슈머리포트 역사 이래 99점이라는 가장 높은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테슬라의 전기차가 혜성처럼 갑자기 등장했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사실 오래전부터 전기차 시장 진입 준비를 해온 기업이다. 2003년부터 개발하여 2008년에 시장에 출시한 첫 번째 전기차인 로드스터는 리튬이온전지만으로 300㎞ 가까이 운행이 가능한, 실리콘밸리의 최첨단 기술을 가득 실은, 2인승 스포츠카였다.

다만 10만 달러가 훨씬 넘는 가격과 제한된 생산 수준, 그리고 완전 충전에 48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로 친환경을 선호하는 캘리포니아 부자들의 장난감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로드스터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최초의 전기차였지만, 대중적인 자동차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2012년에 로드스터의 단종을 결정했다. 하지만 몇 년간의 로드스터 사업 경험으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기업의 개발 및 설계, 부품 구매, 그리고 생산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하게 된다.

   

기존 전기차 단점 극복, 전기차 시장 주도하는 테슬라
1세대 전기차는 기존 승용차를 대체할 만한 자동차로서의 완성도가 부족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하여도, 친환경에 대한 굳은 의지 없이는 불편을 감내하며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기차가 비싼 원인은 전체 원가에서 최대 50% 가까이 차지하는 전지 팩 때문이다. 주행 거리 부족도 비싼 전지를 무작정 많이 쓸 수만은 없기 때문이었다. 전지 기술이 개선은 되고 있지만, 단기간에 원가가 급격히 낮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2012년 출시된 테슬라 모델S의 가격은 7만 달러에서 9만 달러 사이에서 형성됐다. BMW, 아우디 등 럭셔리 대형 세단 내연기관차 가격대와 큰 차이가 없다. 보조금을 반영한다면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격에 민감한 소형 전기차 대신 테슬라는 가격 수준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은 럭셔리 대형 세단 전기차를 출시하여 고객의 우려를 잠재웠다.

그리고 테슬라는 기술적 혁신보다 가격이 제일 저렴하고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전지를 찾았다. 대용량 전지 팩이 필요한 전기차에는 원가 수준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단위 용량이 우수한 중대형 리튬이온전지를 연결하여 팩을 구성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싸고 에너지 밀도가 우수하지만, 단위 용량이 낮은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수천 개 결합하여 팩을 구성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테슬라는 수천 개의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연결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이를 해결했다.

또한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은 기존 전기차 대비 3배가 훨씬 넘는 대용량 전지 팩으로 해결했다. 단순하게 보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전지 용량 밀도가 혁신되거나 전지 팩 용량 자체를 늘려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원가 증가가 부담이었다.
400㎞ 이상 주행 가능한 모델S는 기존 전기차 용량의 3배가 넘는 전지 팩이 장착돼 있다. 전지 팩 내부에는 7천여 개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리튬이온전지가 결합되어 있다. 테슬라는 현 시점에서 에너지 밀도, 출력, 가격, 그리고 생산성이 가장 우수한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선택했고,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결했다.

충전의 불편함도 해결
전기차용 충전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누가 투자할 것인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정부의 결단만을 바랐고, 정부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의지에 기대려 했다. 충전 요금을 어떻게 과금 하는지도 정해진 것이 없었다. 충전 시간을 앞당기는 급속 충전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뿐만 아니라 급속 충전 방식도 자동차 기업마다 제각각이어서 호환이 되지 않았다. 급속 충전이 전지 성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해결이 필요했다.
20분 동안 50%까지 충전이 가능한 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의 투자비는 전액 테슬라가 부담한다. 이미 전 세계에 걸쳐 설치되고 있다. 2015년까지는 북미 전역의 98%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유럽과 일본, 중국이 그 다음 순서로 계획되어 있다. 잦은 급속 충전에 따른 전지 성능 악화에 대한 우려도 50%까지만 충전을 반복함으로써 해결책을 제시했다. 충전 과금 문제 해결도 파격적이다.

테슬라 모델S의 프리미엄급 모델 사용자는 평생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 충전 비용은 모두 테슬라가 부담한다. 충전소 투자에 필요한 비용은 전기차 원가에 포함하고 전기 요금은 태양광 발전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충전 인프라 문제 역시 기술 혁신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사업모델로 극복했다.
일각에서는 슈퍼차저 충전망으로 테슬라가 수익모델을 새롭게 세울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지만, 테슬라는 충전 관련 특허를 조건 없이 공유하며 전기차 관련 기업 80% 이상과 충전 인프라 관련 협력에 합의한다. 슈퍼차저도 개방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필요한 다른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 운전자라도 커넥터만 구매하면, 누구나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기업의 PHEV 모델 출시 공세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테슬라와의 전기차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함과 동시에, PHEV 모델 출시 공세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파리모터쇼에서는 30여 대 이상의 PHEV 모델이 공개되었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PHEV 모델을 선보인 기업은 폭스바겐 그룹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골프, 파사트 등 범용 차종부터 아우디의 TT, 포르쉐 카이엔 등 슈퍼카까지 다양한 모델의 PHEV 버전을 전시했다. 이들은 리터당 30~60㎞의 고연비를 자랑한다.

친환경차 전략에서 전기차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르노는 순수 전기차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PHEV인 ‘이오랩’을 공개했다. 1리터의 연료로 100㎞를 주행할 수 있어 ‘1리터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오랩은 르노의 소형차인 ‘클리오’보다도 무게를 400㎏가량 줄여 연비를 개선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의 트리거
잠잠하던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를 계기로 요동치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의 선전에 자극받은 기존 자동차 기업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며 본격 경쟁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 가격은 더욱 낮아지고 전기차의 완성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충전 인프라 확산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기업간 제휴가 본격화되고 과금 체계도 구체화되며 정부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먼저,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전기차 구매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 대한 참여 수준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의향 변화를 분석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지금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는 매우 낮지만 5년 이내의 구매 가능성은 급격히 증가한다.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 대한 투자 의향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향후 5년간 파워트레인 기술 중 어느 것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2013년 23%에 머물던 전기차 파워트레인 투자 의사가 올해에는 31%까지 상승했다.

둘째, 테슬라 특허 공개를 발판 삼아 중국 기반의 전기차 기업이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로컬 자동차 기업은 물론이고, 자동차 산업과 관련이 없던 기업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고 있고,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하에 이러한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전기차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시장이 형성되면서 시장의 성장 패턴과 속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슈퍼차저의 빠른 확산에 긴장한 자동차 기업이 충전 표준 및 인프라 확대 이슈를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를 잇달아 표명하면서 충전 관련 다양한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BMW, 닛산, 그리고 테슬라가 공동으로 충전 표준을 협의 중이고, 일본의 차데모 방식 충전소를 테슬라가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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