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의 저주'가 또다시 반복될까? 현대해상이 또다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현대해상이 '유뱅크(U-Bank)'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 외에도 핀테크기업 '렌딧',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외환 송금과 결제 스타트업 '트래블월렛',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서비스 '루닛'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기존에는 금융당국에서 인가 방침을 발표해야 인가 신청 등의 절차가 진행됐지만, 사업자가 인가를 신청하면 건전성과 사업계획을 심사해 신규 인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최근 변경됐다.

자본금 등의 자격 요건만 갖추면 언제든 신규 인가가 가능해진 셈으로, 유뱅크는 물론 소소뱅크, KCD뱅크 컨소시엄도 제 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현대해상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CSO)의 '2세 경영'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재 디지털전략본부와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등을 총괄하고 있는 정 전무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해상의 이번 도전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지난 2015년 이후 이미 두차례의 실패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해상은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설립해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심사에서 탈락했고, 이어 2019년에도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지만 막판 발을 뺀 전력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잠재력에도 의구심이 따라붙는다. 이미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중금리 대출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한 데다, 인가 방식마저 변경되면서 몸값 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측이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참여 배경 역시 조용일·이성재 각제 대표 체제의 '경영 리스크' 희석을 위한 패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해 본업에서의 실적부진과 함께 '부실한 예실차'로 인한 주가 급락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예실차는 예상 보험금과 실제 발생한 보험금 간의 차이로, 현대해상은 적자 예실차를 발표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으로 예실차가 중대 변수로 등장했는데, 예실차가 커지면 회사가 제시한 자료의 신뢰도도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올 초 조용일·이성재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이익 창출력 증대, 효율 중심 영업경쟁력 강화, 고객과 함께 미래 성장으로 정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수익성·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고객과 함께 내실있는 성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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