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급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5일 ‘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에서 "인구가 줄고 인력이 고령화되는 시기에는 총요소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어렵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7% 수준에서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을 거치며 지난해부터 1%대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오는 204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7%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국가의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혁신과 기술진보를 이끄는 아이디어의 축적에 달려 있다”고 말한 2018년 노벨상 수상자 폴 로머(Paul Romer)의 연구를 바탕으로 저출산·고령화 극복은 우리나라의 혁신역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폴 로머(Paul Romer)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쌓기 위해서는 연구인력 증가율과 연구자당 생산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SGI는 향후 연구인력 수를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연구인력은 2020년 55만8000명에서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2030년 51만2000명, 2040년 43만7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최근 실증연구를 보면 인간의 혁신성은 경력 초기 서서히 증가하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정점을 이루고 이후 점차 줄어든다"며 “우리나라의  연구인력도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연구자 당 생산성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과거 수소저장(Hydrogen Storage), 자율주행 차량(Self-driving Vehicles),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등 신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했던 일본이 현재는 젊은 인재들의 감소로 미국과 중국을 보조하는 역할로 축소된 것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과거 우리 경제는 생산가능인구 증가와 인적자본 수준 향상에 기인해 경제의 생산성 향상에 충분한 연구인력 공급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내 취업자 1000명당 연구인력 수는 2000년 4.9명에서 2021년 16.7명까지 늘었는데, 이것은 OECD 35개국 중 한국이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국내 연구인력을 성별로 구분해 볼 경우 아직 여성의 연구인력 공급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했다.

SGI는 “전체 연구인력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2%에서 2021년 22.2%(OECD국 평균은 35.0%)로 꾸준히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OECD국 중 일본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이민자 중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 전문인력 이민자 수를 분석한 결과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12년 4만1000명에서 2023년 4만6000명으로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고, 외국인 경제활동인구 중 전문인력 비중은 동기간 5.7%에서 4.7%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주요 선진국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창의적 재능을 보유한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려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해외의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국가의 혁신이 정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여성 연구인력 공급책, 해외 전문인력 유입 확대, AI의 적극적인 활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여성 연구인력 환경 개선을 주장했다.

보고서는 “OECD국 중 최하위 수준인 여성의 연구인력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과 교육과정 이수 독려, 첨단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재직하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공동육아지원 사업 확대, 퇴직한 고숙련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직무 분석 및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전문인력을 국내로 유입하기 위한 비자체계 개선 등 대책도 언급했다.

SGI는 “전문가와 고학력 해외 인력을 중심으로 한 국내 수요 실태조사와 별도의 체류자격 부여, 경쟁국 이상의 정주여건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의 적극적인 활용도 제고 필요성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AI는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와 새로운 지식생산을 증가시키는 형태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의 활용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10~15% 높이며,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전 세계에 약 2조6000억달러~4조4000억 달러 가치의 생산성 향상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직간접적 생산성 향상 유발효과가 큰 분야에 기업의 집중투자 이뤄지기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GI는 “전기차, 바이오 연료 등 청정기술 개발은 내연기관, 가솔린 등 화석연료 기술개발보다 타 산업에 미치는 생산성 제고 효과가 약 43% 높다”며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가 크지만 높은 리스크로 과소투자될 가능성이 있는 클린테크 등 신기술에 대해 인센티브 시스템 마련, 정부의 금융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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