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김준영 NS쇼핑 이사. 사진=JKL파트너스 홈페이지, HMM
(왼쪽)김준영 NS쇼핑 이사. 사진=JKL파트너스 홈페이지, HMM

하림그룹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NS쇼핑 이사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인수에서 김 이사의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해운산업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팬오션과 HMM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이뤄졌던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지주사를 중심으로 김 이사에 힘을 실어 주는 방향으로 이뤄진 것에 이어 본계약 체결에 성공하면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 18일 하림그룹을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로 6조4000억원 수준이다.

하림그룹은 인수를 위해 본입찰 이후 제시한 모든 조건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림그룹은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3년간 주식으로 전환하지 말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영구채 전환을 3년 유예하면 하림그룹의 지분율은 57.9%로 유지되기 때문에 최대 258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더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매각 측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가 완료되면 하림그룹은 산하에 있는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국내 1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거느리는 대형 국적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하림그룹은 팬오션과 HMM의 시너지를 창출해 기간산업인 해운업 발전과 함께 한국을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에서 벌크, 특수선으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은 시장수굽,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각 측과의 비밀유지계약으로 인해 세부적인 협상조건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NS쇼핑 등기 임원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NS쇼핑 등기 임원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지배구조 개편으로 김준영 승계 발판은 마련… 경영 능력은 증명해야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지난 3월부터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준영 이사에게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는 1992년생으로 김홍국 회장 슬하 1남 3녀 중 둘째이자 장남이다. 김 이사는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자마자 경영 전면에 나서며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3월 주주 간 주식교환 방식으로 NS쇼핑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같은해 10월 NS쇼핑을 투자회사인 NS지주와 사업회사인 NS쇼핑으로 인적분할했다. 그리고 12월 하림지주가 NS지주와 합병하면서 NS쇼핑 산하의 하림산업, 글라이드 등 자회사가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림지주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모회사로 군림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 이후 지난 3월 김 이사는 NS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가 그룹 내 계열사 등기이사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또 김 회장은 NS쇼핑 사내이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렇다면 하림지주는 어떨까. 지난해 9월 기준 하림지주의 단일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으로 약 2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바이오텍(옛 한국인베스트먼트)와 올품이 각각 16.69%, 5.78%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승계의 중심이 김 이사에 맞춰져 있다.

올폼은 한국바이오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폼 지분 100%는 김 이사의 소유다. 김 이사에서 올품, 그리고 올품에서 한국바이오텍, 하림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약 24%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승계의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올품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지원을 이유로 하림그룹은 지난 2021년 49억원에 달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을 부여받은 바 있다. 이 시기 김 이사는 하림지주를 퇴사했고 직장을 옮겼는데, 그 곳이 현재 하림그룹의 HMM 인수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다.

김 이사는 JKL파트너스의 시니어매니저(수석운용역)로 활동하며 HMM 인수와 관련된 실무를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재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업무 능력을 대외적으로 한단계 입증했다면 앞으로의 본계약 체결과 인수 완료 후 실적 등이 승계를 위한 다음 계단이 될 전망이다. 

한편, 현재 시가총액 2조원 수준인 팬오션은 최대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팬오션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 가능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공시 기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뉴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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